재두루미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철새입니다. 한국 DMZ와 철원 평야를 찾는 이들의 생태, 위협 요인, 국제 보호활동까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재두루미는 어떤 새인가?
하늘을 나는 겨울의 전령사
재두루미(White-naped Crane, Antigone vipio)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두루미과 조류로, 대한민국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03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입니다. 몸길이 약 120~130cm, 날개 편 길이 2m에 가까운 대형 조류로 회백색의 몸통과 뒷머리에서 목까지 이어지는 흰 줄무늬가 특징입니다.
그 이름처럼 ‘재’빛이 도는 몸 색깔과 두루미 특유의 고고한 자태는 겨울 들판의 왕자라 불릴 만큼 탐조인들에게 사랑받는 대상입니다.
한반도에서의 재두루미는?
재두루미는 주로 러시아 아무르강·우수리강 유역과 중국 북동부에서 번식한 뒤, 한국 철원·파주·아산·순천만 등에서 월동합니다. 특히 DMZ 접경 지역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재두루미의 겨울 쉼터로 평가받고 있으며, 개체 수의 70% 이상이 철원 평야에서 관찰되기도 합니다.
재두루미의 생태적 가치
습지 생태계의 건강 지표
재두루미는 일반적으로 벼 수확 후 낙곡, 벼 이삭, 논 주변 곤충, 습지 식물의 뿌리 등을 먹으며 생활합니다. 논과 습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생명이기에 그 존재 자체가 해당 지역 생태계의 건강성을 의미합니다. 재두루미가 월동하는 지역은 대체로 습지 생태가 잘 보존된 곳이며, 이들이 떠나는 순간 그 지역 환경도 위기에 처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일생에 한 번의 짝
재두루미는 평생 한 쌍의 짝만을 선택하며,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번식합니다. 새끼에게 헌신적인 부모 역할을 하며,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됩니다. 이런 생태적 특성은 보호 활동에서 '가족 단위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재두루미가 처한 위기
서식지 감소와 간척 사업
재두루미가 겨울을 나는 주요 지역인 철원, 파주, 아산 지역은 최근 도시 확장, 군사시설 개발, 대형 농업 단지 조성 등으로 인해 서식지를 빠르게 잃고 있습니다. 특히 습지의 간척과 농경지 단일화는 이들의 먹이 공급과 휴식처를 급감시키고 있습니다.
탐조객 증가에 따른 교란
많은 사람들이 재두루미를 보기 위해 겨울이면 철원과 순천만을 찾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접근, 드론 촬영, 무분별한 플래시 사용 등은 재두루미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번식 실패나 조기이동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탐조 교란은 보호구역 내에서도 점점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질병
기후변화로 인한 이동 경로 변화와 예측 불가능한 기상 변화는 재두루미의 먹이 확보와 이동에 큰 위협이 됩니다. 또한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의 전염병은 서식지 밀집도 증가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며, 실제로 일부 겨울철새 도래지에서는 폐사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재두루미 보호를 위한 국내외 활동
대한민국의 보호 정책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재두루미의 월동지를 중심으로 천연기념물 보호구역, 조류보호구역,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철원 지역은 2023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며 국제적 보호기준을 충족하는 지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부는 농민에게 벼 미수확 지원금을 지급해 먹이 공급을 유도하고 있으며, 드론 계도 및 탐조객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제적 협력과 연구
재두루미는 국제두루미재단(ICF)과 협력하여 한국, 러시아, 중국, 일본 4개국이 함께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위성발신기를 통한 개체 이동 추적, 유전자 분석 연구, 습지 복원 사업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세계 개체 수는 약 4,000~5,000마리로 추정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겨울의 상징
시민이 할 수 있는 일
누구나 재두루미 보호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탐조 시 일정 거리 이상 유지, 플래시 및 드론 사용 자제, 보호구역 내 정숙한 관찰 등 탐조 윤리는 기본입니다. 또한 SNS나 블로그에서 재두루미의 아름다움과 보호 필요성을 소개하는 것 역시 실천입니다.
재두루미는 자연 그 자체
재두루미는 단지 보기 좋은 겨울 철새가 아닙니다. 그들은 한반도의 겨울 자연을 지키는 지표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생명입니다.
이들이 자유롭게 논 위를 걷고, 습지 위를 날 수 있도록 우리는 더 조용하고, 더 정직하게 자연과 공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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