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매|도심 위를 나는 포식자, 그 놀라운 생존기
‘매’는 예부터 사냥과 예지의 상징으로 불렸던 새입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할 매는 ‘송골매(Peregrine Falcon)’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물 Ⅰ급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심의 고층건물 위에서 사냥을 감행하고, 수직 낙하로 시속 300km를 넘나드는 속도를 자랑하는 이 새는 인간과 공존하며 도시 생태계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매는 어떤 새인가?
매(Peregrine Falcon, 학명: Falco peregrinus)는 매과(Falconidae)에 속하는 맹금류입니다. 몸길이는 약 40~50cm, 날개를 폈을 때의 길이는 최대 120cm에 달하며, 빠르고 날렵한 비행이 특징입니다.
깃털은 청회색을 띠며,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 독수리보다 민첩한 비행능력 덕분에 맹금류 중에서도 최고의 사냥꾼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매는 사냥 시 하늘에서 수직 낙하하는 ‘다이브(dive)’ 방식으로 접근하는데, 최대 시속 389km까지 기록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동물 중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됐을까?
한때 지구 전역에서 널리 서식하던 매는 20세기 중반 급격한 감소를 겪었습니다.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DDT 등 농약 중독으로 인한 알껍질 두께 감소
- 서식지 파괴 및 도시 개발로 인한 번식지 상실
- 불법 포획과 거래
국내에서도 1970~90년대 매를 보기 힘들 정도로 개체수가 줄었으며, 2005년부터 환경부 멸종위기야생동물 Ⅰ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매의 놀라운 적응력: 도시에서 살아남은 맹금류
흥미로운 점은, 매가 인간이 만든 환경에 기적적으로 적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서울, 부산, 대전, 인천 등 대도시 고층빌딩 위에서 번식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매는 원래 절벽이나 암반 지역에 둥지를 트는데, 고층건물의 구조가 자연 절벽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도시 적응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비둘기, 까치, 참새 등 도시에 흔한 조류들이 사냥 대상으로 적합해 먹이활동도 도시에서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도시 적응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도 보고되며, 매는 이제 인간과 공존 가능한 맹금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매의 서식 현황
국내에서는 주로 동해안, 설악산, DMZ 일대에서 매가 서식하고 번식합니다. 특히 DMZ는 인간의 간섭이 적고, 풍부한 먹이 자원이 존재해 한국 맹금류의 마지막 보루로 평가됩니다.
서울과 같은 도시지역에서는 롯데월드타워, 여의도 고층빌딩 등에서 매가 둥지를 트는 사례도 꾸준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는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생태학적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및 활동
환경부와 여러 시민단체는 매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 멸종위기야생동물 Ⅰ급 지정 및 법적 보호
- 도시 번식지 모니터링 및 둥지 설치 지원
- 불법 포획, 밀수 단속 강화
- 맹금류 보호 캠페인 및 생태교육 확대
또한 도시 생태계의 특성을 활용한 도시 맹금류 복원 프로젝트도 추진 중입니다. 이 사업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관찰할 수 있는 생태보전 활동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도심 속 매를 만났다면?
만약 도심에서 매를 목격했다면, 절대 접근하거나 방해하지 말고 관찰에만 그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둥지나 새끼가 있는 경우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합니다.
이와 함께 야생동물구조센터나 관할 지자체에 관찰 위치를 공유하면 보호정책에 도움이 됩니다.
맺으며: 매는 우리 곁에 있는 위대한 생명입니다
매는 단지 하늘을 나는 맹금류가 아닙니다.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자, 환경의 회복력을 상징하는 생물입니다.
매를 지키는 것은 곧 우리 도시의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며, 미래 세대에게 더 풍요로운 자연을 물려주는 실천입니다. 앞으로도 멸종위기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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